보이차(중국차) 뒤집어 보기

보이차(중국차) 뒤집어 보기   보이차를 비롯한 중국차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서울의 인사동에 중국차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가게들이 생기기 시작한지는 이미 오래고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에도 중국차를 취급하는 코너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중국차의 소비가 대중화되고 시장이 그만큼 확대되었다는 증거다. 차를 좀 안다는 사람들마다 중국차 전도사를 자처하는데 특히 보이차를 찬양하는 사람이 많다. 심지어 보이차를 소개하는 어떤 글의 표제는 ‘하늘이 내린 차’였다. 이런 분위기를 보니 조만간에 깡통이나 페트병에 담긴 보이차가 등장할 것 같다. 아니 어디선가 이미 팔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의 차가 점점 그 입지를 잃어가는 것은 당연하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국산품애용을 외치며 애국심에 호소할 수도 없다. 그것은 국가 경쟁력이 전무하던 시절이었던 지난 세기의 육칠십 년대에나 가능했다. 그래서 짧은 지식과 경험을 동원해서라도 보이차를 비롯한 중국차를 한번 냉정하게 뒤집어 보려 한다. 그것이 정말 우리의 차를 능가할만한 절대적인 가치를 지녔는지 따져보려는 것이다. 1. 보이차를 비롯한 중국차의 품질   여연 스님은  보이차의 실체에 대하여 ‘중국 변방 소수민족의 하급차기 그 원류’라고 밝혔다. ‘산간오지에서 자란 야생찻잎이 워낙 떫어서 부득이 묵혀 발효시킨 후 마셔야 했는데 이를 처음 접한 중원(中原)에서는 흑차라고 했으며 따라서 오늘날 후발효차는 이를 본떠 모두 흑차라고 부르며 보이차는 여기에 속한다....... 푸얼차[puer tea : 普?茶]라는 이름은 13세기 몽고족이 중원을 통치했던 때에 이 차의 집산지가 「푸얼부」로 음역되면서 비롯되었으며 다마무역을 통해 티벳과 위구르에까지 알려졌던 것이다....... 하급차에 불과했던 보이차는 청대에 이르러서 황실에 알려지면서 비로소 공차(貢茶)로 만들어졌는데 이는 최상급의 소엽종 어린찻잎이 사용되었다.’(참조: 월간 다도 2002. 9) 중국정부가 선정한 보이차 세계 10대 권위자 중에 한 사람인 짱유화 교수도 같은 견해를 피력하였다. ‘오늘 날 푸얼차(普?茶)가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것은 홍콩 혹은 타이완의 차상인들에 의하여 만들어진 결과물이며, 그들의 상혼이 없었다면 푸얼차는 아직도 중국 소수민족들이 먹는 하급차에 불과할 것이다.’ (월간 tea & people 2005. 5)   이상의 견해에 의하면 보이차는 특별히 우수한 품질의 차가 아니다. 그렇다면 보이차가 유명해진 까닭은 무엇인가? 보이차를 비롯한 중국차가 세계적으로 알려진 데에는 그만한 배경이 있다. 우선 광대한 국토에서 생산되는 차의 생산량과 다양성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역사적으로는 차가 황제를 비롯한 귀족들의 총애를 받았기 때문에 공차(貢茶)는 명차를 만들어냈고 중앙정부의 관심은 차 산업의 계승 발전으로 이어졌다. 또한 세계 각국의 음다 풍습이 모두 직간접적으로 중국으로부터 전해졌으니 차의 종주국으로서의 프리미엄이 대단하다. 그리고 중국인의 일상화된 음차생활은 중국 차 문화의 흔들리지 않는 기반이며 기름진 음식을 먹는 중국인들의 건강과 음차생활과의 상관관계가 세계인의 상식(常識)으로 자리 잡았으니 이런 것들 모두가 중국차를 유명하게 만드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그러나 이는 품질보다 이미지에 관련된 것들이다. 이러한 중국차의 이미지는 알게 모르게 사람들의 의식 밑바닥에 자리 잡았다. 이미지가 지닌 잠재력은 위력적이다. 이를 이용한 마케팅은 차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거의 전무한 사람들에게 더욱 위력적이다. 차를 알든지 모르든지 중국에 다녀오는 사람들의 여행가방 속에는 당연히 차가 들어 있고 연간 차 소비량이 국제 순위에도 들지 못하는 우리나라에서 중국차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보이차를 비롯한 중국차는 이렇게 이미지를 기반으로 유명해졌다.   진정으로 품질을 가늠한다면 중국차가 우리 차보다 우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국내산 차보다 그 종류의 다양성에 있어서 앞 설 뿐이다. 이는 광대한 국토에 따른 다양한 기후와 토양 그리고 방대한 인구를 구성하는 민족의 다양성이 만들어 낸 결과다. 예를 들면 푸젠성 무이산의 운무와 암석토양이 ‘대홍포’를 비롯한 암차를,  윈난성 서남부 아열대 고산지대의 풍토와 소수민족의 독특한 제다법이 ‘보이차’를 만들어 냈다. 이것들이 다른 지역의 특산차(特産茶)들과 함께 명차군(名茶群)을 이루고 중국차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 차에 대한 자긍심도 없이 무조건 중국차를 찬양하는 사람들을 보면 기가 막힌다.   우리의 좁은 국토에서는 다양성을 기대할 수 없다. 그러나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의 기후 그리고 산지와 물이 풍부한 토양은 양질의 차를 생산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차의 품질을 결정짓는 첫째 요인이 원료인 찻잎의 우수성에 있으니 여기에 법제의 묘만 갖추면 우리 차도 충분히 명차의 반열에 들 수 있다는 것이다. 김명배 교수는 그의 저서 『다도학』에서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여러 외국인들이 다업부국론을 내놓았던 역사를 소개하였다. 예를 들면 명장(明將) 양호경리가 정유재란이 끝나갈 무렵인 선조 31 년(1598 년) 임금에게 다마무역을 권고했는데 남원에서 난 차를 보이며 말하기를 ‘품질이 매우 좋아서 요동에 팔면 부국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 차의 품질이 결코 중국에 못지않다는 것을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초의선사(草依 : 1786~1865, 본명 張意恂)는 동다송에서 우리 차의 우수한 품질에 대하여 이렇게 읊었다. ‘우리나라에서 나는 차는 원래(중국의 차)와 색향기미가 공히 같다. 육안차는 맛이 좋고 몽산차는 약효가 좋은데 옛사람은 이 둘을 겸했다고  평판했다.’(東國所産元相同 色香氣味論一功 陸安之味蒙山藥 古人高判兼兩宗 )   우리 차를 끔찍이도 아끼고 사랑했던 고 최계원 선생의 저서 『우리 차의 재조명』은 이미 사반세기 전에 출간된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나타나는 그의 선견지명은 놀랍다. 특히 녹차를 우리 고유의 명차로 만들어내야 한다고 역설한 대목은 깊이 되새겨보아야 할 대목이다.   “한국의 차는 그 품질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이것은 한국 사람들의 자찬이 아니다. 일본이나 자유중국 사람들의 공통된 견해다. 물론 한국의 차가 홍차를 만드는데 적합하지는 않다. 일본의 차도 마찬가지다. 홍차는 역시 인도나 스리랑카산을 친다. 그러나 녹차는 어쩌면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품종일지도 모를 일이다. 더욱 연구하고 열심히 개발한다면 반드시 그러한 날이 올 것이다. 한국차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최계원. 『우리 차의 재조명』) 2. 보이차의 효능과 녹차의 효능   보이차의 효능은 상업적 동기에 의해서 매우 부풀려져 있다. 진맥을 하고 보이차를 처방해주는 사람이 존재한다면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보이차 예찬론자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대표적인 효능은 발한(發汗)이다. 소위 호자급이나 인자급 보이차를 마시면 등줄기를 따라 엉덩이까지 땀이 흘러내리는데 이렇게 땀을 내고 나면 몸이 가뿐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차를 마시는 당시의 개인적인 조건에 따라 나타나는 상황론일 뿐이다. 땀이 잘 나는 체질의 사람이 따듯한 실내에서 열탕으로 우려내는 보이차를 연거푸 마시면 당연히 땀을 흘리게 된다. 또한 어떤 사람에게는 인위적인(약리작용 포함) 발한이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 있으니 발한이 모든 경우에 유익한 것도 아니다. 짱유화 교수는 보이차와 발한과의 관계는 동양이론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며 과학적 이론으로도 검증된 바가 없다고 단언했다.(Tea & People 2005.5 『보이차의 진실과 거짓 』) 단, 한의학 이론을 신뢰하는 사람으로서 ‘양질의 보이차를 마시면 단전이 따듯해지면서 온몸에 더운 기운이 도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사람에 따라 땀이 날 수 있다.’는 데에는 동의한다.   보이차의 효능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를 소개하면 이렇다.   “보이차는 예로부터 일종의 보건 효과를 갖고 있는 음료로 간주되어 왔다. 지금 중국 국내외 관련 전문가의 임상시험을 거쳐 보이차는 혈지(血脂)를 낮추고, 다이어트, 억균(抑菌), 소화에 이롭고, 위를 따듯하게 하며, 체액의 분비를 추진하며, 갈증을 줄이고 해정(解?)과  해독 등 여러 가지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중국차엽유통협회.『중국 차예사』2003. 8)   그렇다면 이것이 보이차 만이 지니고 있는 특별한 효능인가? 그렇지 않다. 동의보감에는 작설차(苦茶)의 효능에 대하여 기록하기를 ‘기(氣)를 내리고 숙식(宿食)을 소화하며, 머리를 밝게 하고, 소변(小便)을 리(利)하고, 소갈(消渴)을 그치고, 잠을 적게 하고, 독(毒)을 푼다.’고 했다. 또한 동다송(東茶頌)에는 ‘귀와 눈이 밝아지고, 입맛이 돋아나며, 술을 깨게 하고, 피로를 풀며 갈증을 멈추며, 추위를 막고, 더위를 물리친다.’고 했다. 생화학적인 연구결과에 의하면 녹차는 항암, 혈관질환예방, 식중독예방, 충치예방, 노화방지, 탈모방지 등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중금속 제거 효과, 항 당뇨 효과, 지방간의 예방, 다이어트 효과, 항 알레르기 효과, 담배해독 효과, 구취 및 냄새 제거 효과, 차 향기 성분의 기능성, 알칼리성 체질 개선 효과, 염증 치료 효과, 기억력 및 판단력 증진, 피부 미용 효과, 면역력 증강, 스트레스 해소, 변비 개선 효과, 카페인의 생리 작용, 데아닌의 생리 작용, 방사능 해독 작용 등에 대한 견해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결국 이를 종합해 보면 보이차나 녹차나 모두 생리활성작용에 탁월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요 대사성질환 예방을 위한 최고의 음료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어찌하여 보이차만 유독 만병통치약처럼 여겨지고 있는 것일까? 짧은 지식이긴 하지만 중국의 전통 의서에도 이에서 크게 벗어나는 기록은 없는 것으로 사료된다. 더욱이 생화학적인 분석에 의하면, 보이차는 가공공예 과정에서 긴 시간 동안 고온 고습 상태에서 격렬한 화학변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찻잎이 본래 함유하고 있던 성분들이 빈약해 진다. 그렇다면 보이차의 효능에 대한 특별하고도 신비로운 이야기 뒤에는 상인들의 얄팍한 상혼이 숨어 있다는 것 이외에 더 이상 무엇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인가? 3. 보이차는 성질이 따듯하다?   보이차를 권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녹차는 냉(冷)하기 때문에 따듯한 성질의 보이차를 마셔야한다고 주장 한다. 정말 그럴까? 한의학을 무지한 백성들의 민간요법쯤으로 생각하는 과학맹신주의자들에게는 생각해볼 여지도 없는 얼토당토않은 주장이다 그러나 알게 모르게 한의학의 근간이 되는 음양오행설과 함께 살아왔고 한방이 의술로 공인되고 있는 이 나라 사람들에게는 그럴듯하게 들릴 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차를 체질이나 계절에 따라서 어느 정도 가려서 마실 필요가 있다는 것에 대하여 일부 공감한다. 그러나 녹차보다 보이차가 온성 즉 따듯한 성질을 가졌기 때문에 위와 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하여는 동의할 수 없다. 보이차는 발효차다. 그것도 장기간에 걸쳐서 발효가 진행되거나 단기간에 고온고습으로 격렬하게 발효시켜서 만든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보이차는 발효과정에서 찻잎에 함유된 성분이 산화 중합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녹차에 비해 카테킨이나 카페인의 함량이 낮다. 쾌속발효가공 하여 만들어진 보이차의 경우는 전자보다 더 낮다. 따라서 실제로 자극성이 덜하며 순하게 느낄 수 있다. 단 이것도 제대로 만들어진 것에 한해서 그렇다.   차를 만드는 것을 ‘법제한다.’고 한다. 법제는 본초학에서 사용되는 용어이며 원생약을 사람이 먹을 수 있는 한약으로 만드는 과정이나 방법을 뜻한다. 찻잎은 본래 약으로 사용되었다. 따라서 이로운 기운이나 요소를 증강시키고 반대로 해로운 기운이나 요소를 감소시키거나 제거하는 과정 즉 법제는 모든 차를 만드는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하다. 예컨대 초제(炒制)는 본초학에서 말하는 법제의 한 방법이니 찻잎을 가마솥에 덖는 것도 같은 의미로 볼 수 있다. 녹차는 초제 즉 가마솥에 덖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덖고 비비기를 반복하여 법제함으로서 최대한 냉기를 제거하고 마시기 좋게 하며 효능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다.(참조: 월간 Tae & People 2006. 10 『차에 미친 사람들의 담론』) 보이차를 만드는 과정 중에서 특이한 것이 ‘발효’다. 이 역시 타닌의 함유량이 높은 찻잎의 맛과 약성을 다스리는 법제의 과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법제된 보이차가 사람이 먹기에 무리가 없고 보이차 특유의 효능을 나타내는 것은 당연하다.   녹차든지 보이차든지 법제의 과정에는 차이가 있을지라도 그것은 전적으로 사람이 마시기 좋고 몸에 이로운 차를 만들기 위함이다. 따라서 어떤 차든지 양질의 찻잎을 법제하여 만든 차는 그 색향기미(色香氣味)가 뛰어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막무가내로 보이차를 찬양하는 사람들은 어쩌면 차를 잘 모르는 사람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혹자는 ‘녹차가 혀끝으로 색과 향과 맛을 감지한다면 보이차는 온몸으로 기감을 느낀다.’고 했다는데 그가 정말 차를 아는 사람이라면 결코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된다. 개인적으로나 지인들의 경험에 의하면 그 어떤 보이차보다 법제된 우리 녹차를 마셨을 때 느끼는 맑은 기운과 효능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보이차는 따듯하고 녹차는 차다거나 그 효능이 다른 차와 비교할 수 없이 뛰어나다고 주장하며 녹차를 마시면 안 되는 것처럼 몰고 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언젠가 보이차 마니아를 자처하는 사람이 찾아왔다. 보이차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진데다가 보이차 예찬론에 스스로 세뇌되었을지도 모르는 낯선 사람과의 피곤한 대화가 염려되어  녹차를 권했다. 가지고 있는 녹차 중에서 최고의 것을 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그 해에 생산된 녹차가 유난히 혹독하게 추웠던 겨울날씨로 인하여 품질이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녹차를 마시는 그의 표정이 시큰둥했다. 한편으로 불편한 기색마저 엿보였다. 이럴 리가 없는데......? 잠시 후 그가 트림을 했다. 약간의 체기기 있었던 것이었다. 그의 얼굴에 당황하는 빛이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 그는 곧 자신의 무지를 만회하려는 듯 정색을 하더니 자기를 우리 차 마니아로 만들어 보라며 호기를 부렸다. 한 해를 묵힌 우리 발효차와 그 해에 시험적으로 만들었던 우리 청차를 계속해서 우려냈다. 그 차들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시음하고 검증을 끝낸 것이었다. 그런데 그는 시종일관 중국차의 우월성을 강조하며 우리 차를 깎아내리기에 바빴다.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그 날의 결론은 이 사람이 보이차를 비롯하여 다양한 중국차를 마셔보긴 했지만 진정으로 차를 아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4. 보이차와 명현반응   보이차를 마시고 불편한 증상을 호소할 경우, 보이차가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극찬하는 사람들은 단호하게 명현반응이라고 주장한다. - 명현반응이란 환자에게 치료를 목적으로 물리적 혹은 화학적인 요법을 사용했을 때 그 과정에서 신체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뜻하는데 호전반응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 개인적으로 명현반응에 대하여 거부감은 없다. 보이차 뿐만 아니라 어떤 차든지 법제된 차를 꾸준히 마시면 개인적인 차이는 있지만 어느 정도의 명현반응을 경험할 수 있다. 차는 일반 음식에 비해서 약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명백한 부작용임에도 불구하고 명현반응이라고 주장하는 경우에는 참으로 기가 막힌다. 언젠가 보이차를 마신 후에 갑자기 상기(上氣)되어 뇌압이 올라가고 얼굴이 충혈 되면서 두통이 엄습해왔다. 이어서 가슴이 뛰고 호흡이 곤란하여 더 이상의 음차를 사양하고 일어서려는데 현기증 때문에 똑바로 걷기가 힘들었다. 만약 이런 증상을 그 자리에서 이야기했다면 뭐라고 했을까? 역시 명현반응이라고 했을까?   보이차로 인한 반응은 모두 명현반응일까? 불량한 보이차를 마신 후 그 독소를 해독하고 독기를 발산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반응은 없을까? 건강보조식품이나 검증되지도 않은 신비의 명약(?)을 판매하면서 부작용을 명현반응이라고 우기며 계속 복용할 것을 강권하여 종내에는 소비자의 건강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이 현실이다. 보이차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본초강목에 “기허(氣虛)하고 몸이 냉하여 혈압이 약한 사람이 차(茶)를 오랫동안 마시면 비위(脾胃)에 오한이 나며 자신도 모르게 원기가 손상된다.”(若虛寒及血弱之人 飮之旣久 則脾胃惡寒 元氣暗損)고 하며 잘못된 음차로 인한 부작용을 경고하고 있다. 그런데 하물며 예나 지금이나 진정한 차는 적고 하급차가 범람하는 현실에서 명현반응이란 상인들이 보이차를 판매하기 위해서 부풀려 놓은 위험한 논리라고밖에 볼 수 없다.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할 사실은 모든 차가 일반적인 음식보다는 약성이 강하지만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는 치료약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보이차 역시 약이 아니다. 꾸준히 마시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좋은 식품이며 굳이 약이라면 예방약일 뿐이다. 퍼온 글.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