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반과 함께 중국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중국 숭덕사에 자리한 보령사의 열쇠 점에서 도반은 중국 돈 사십 원을 주고 불연쇄佛緣鎖 두 개를 샀습니다. 그러고는 말했습니다. "우리 다음 생에도 깊은 불연의 도반으로 만나 수행하자." 어때, 좋지."
나는 어쩌면 금 생보다 내 생이 더 중요한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금생은 이미 너무 많은 시간으로 무진장 남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도반과 나는 새로 산 열쇠 두 개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무수히 많은 열쇠가 걸린 줄에 우리의 불연쇄를 걸어 두었습니다. 결코 열 수 없는 불연쇄를 앞에 두고 우리는 서로 내생에서 수행의 도반을 다짐했습니다. 금생을 마치고 길을 떠난 대도 내생에 또 만날 도반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요.
세월이 좀 더 지나 노인이 되면 나는 나의 도반과 함께 다시 보령사로 갈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불연쇄 앞에서 마주 보고 웃을 테지요. 불연쇄는 여는 키가 없어도 우리가 다음 생에 수행의 도반으로 만나는 날 저절로 열리지 않을까요. 나는 그날을 향해 걸어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