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령 남편이 아내가 귀여워서 또는 아내가 남편이 사랑스러워서 "여보!"하고 손을 잡거나 어깨에 손을 얹거나 머리를 만질 때가 있습니다. 이때 상대가 무의식적으로, 아니면 기분이 안 좋은 상태여서 무심코 손을 뿌리치면 받아들이는 사람의 기분은 어떨까요? 단순히 생각하면 별것 아니지만, 마음속에 뭔가 아주 따끔하게 거부 당한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이처럼 사소하게 엇갈린 감정들이 지속적으로 쌓이면 '저 사람이 나를 싫어하는구나!' 이렇게 받아들이게 되면서 갈등이 시작됩니다. 이 때문에 감정이 일어날 때 주의해야 합니다.
그래서 마음을 살피는 공부가 필요한 거예요. 결혼을 안 한 사람들은 수행을 좀 안 해도 괜찮아요. 왜냐하면 상대에게 피해를 주는 게 적기 때문이에요. 특히 자식한테도 피해를 줄 일이 없으니까, 가까운 사람에게 피해 주는 게 조금 덜 하다고 할 수 있어요.
흔히 생각할 때는 스님들이 더 수행을 해야 하고 속세에 사는 사람들은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스님들은 덜 해도 괜찮아요. 우선 가까운 사람과 민감하게 부딪칠 일이 별로 없고, 또 가족이 없기 때문에 피해를 주고받을 일도 없어요.
그런데 결혼해서 살면 남편과 아내는 매일 한 집에서, 한방에서 부대 끼며 살아야 합니다. 감정적으로 상대에 대해 민감하기 때문에 상처 입기가 훨씬 쉬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