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불교는 참회懺悔의 효능[功能]을 확실히 믿는다.
불교는 살생. 투도偸盜. 사음. 대망어大妄語(자기가 성인이라고 망령되게 칭하기)등과 같은 중대한 죄를 범했을 때는 그 업에 따른 과보가 분명히 있고, 그 밖의 미수죄, 과실로 인한 범계[過失犯戒]등의 죄업은 부처님이 정해 두신 방법으로 참회할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
참회의 작용은 털끝만큼도 봐줌이 없이 자기반성과 자기단속을 하고 스스로 깨달아 경계하며 자존감으로 마음을 깨끗이 하여 이후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은 데 있다. 과오를 바로잡아 자신을 새롭게 하겠다고 결심하고, 지난 일은 이미 지나갔고 다시 추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으면, 마음이 죄책감에서 벗어나 평정을 되찾게 될 것이다. 이것이 참회의 효능이다. 죄를 저지른 뒤에는 그것을 정직하게 드러내야 한다(그 경위와 경중輕重을 대중들에게, 몇 명의 사람에게, 한 사람에게, 혹은 자신의 양심에게 드러내고, 진정한 후회와 다시는 같은 죄를 범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보여야 한다).1) 그렇지 않으면 그 비행非行의 그림자가 마음의 저변에 오래 저장되어 있다가 훗날 과보를 받는 종자가 될 것이다. 참회를 한 뒤에는 그 종자가 즉시 소멸된다.
그러나 참회의 목적은 자신의 마음을 정화하여 같은 죄를 다시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것이다. 만일 반복해서 죄를 짓고 참회하고, 또 죄를 짓는다면, 그 참회의 효능이 사라지고 말 것이다. 불교의 참회는 기독교에서 하느님에게 죄 사함을 기도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불교는 어떤 신도 남의 죄를 사해줄 힘이 있다고 믿지 않는다. 불교의 참회는 오염된 마음을 깨끗이 하여 그것의 청정함을 회복시키는 데 그 뜻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