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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기2555년
 
 



경전의 이해
스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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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경전에는 생활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알아두면 도움이 될 불교의 경전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풀이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벌등안 2
 지민  | 2023·06·01 06:19 | HIT : 163 | VOTE : 29 |
지방에 있던 나는 나중에야 알았지만, 2년 전에 스님께서는 평생 처음으로 병원에 입원하신 일이 있었다고 맏상좌 덕조스님 한테 귀띔을 받았다. 계속된 잔 기침과 기관지염이 심해 삭발 제자들 등쌀에 거의 강제로 병원에 가셨다고 한다, 종합 진찰 결과 상태는 의외로 심각했다.

당장 수술을 하고 장기 치료를 받아야 된다고 병원 측이나 제자들이 성화를 해 대자 '병마도 찾아온 손님이다. 잘 토닥거리며 살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끝까지 거절하셨다고 들었다.

문제는 '폐' 쪽에 있었다. 스님의 선친께서도 폐 질환으로 스님 유아기 시절인 네 살 때 돌아가신 가족력을 안고 계셨다. 우리는 그런 것도 모르고 한 번만 더 지방 순회 법회를 봐 주십사 매달렸으니, 삭발 제자들 볼 면목이 없게 되어버렸다. 단순히 '내 건강에 문제가 있다' 정도가 아니라 상당히 심각함을 이제야 인지하게 된 것이다.

70 중반의 연세가 적은 나이도 아닌데, 모셔줄 시자도 없이 강원도 산중에서 홀로 기거한 채 도끼로 얼음을 깨며 살고 계셨다. 만에 하나 일이 터진다 해도 삭발, 유발을 불문하고 아무도 거처를 모르고 연락할 방법도 없고.....그렇게 걱정들만 하다가 오늘 거인의 퇴장에 대한 예고편을 듣고만 것이다.

매달려 있던 마른 잎 하나가 맑고 향기롭게와 인연을 접으려 한다. 세월이란 언제나 우리네 소망을 앞질러 가곤 했다. 인생은 전광석화電光石火, 목숨은 여로여전如露如電 그 진리 앞에서는 누구도 비켜갈 수 없는 것이 중생계의 일이다.

불가에 사벌등안捨筏登岸이라는 가르침이 있다. '언덕에 오르면 뗏목을 버린다.' 즉 강을 건네준 뗏목이 아무리 고마워도 메고 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부처님의 가르침과 은혜가 아무리 깊고 감사해도 기본 바탕이 닦였으면 이젠 너 자신을 이루기 위해 무소의 뿔처럼 홀로 가라는 준엄한 가르침으로 배웠다.

그래서 불교는 자력의 종교다. 의지할 수 있는 신의 존재가 다 알아서 해주는 타력의 종교가 아니라 스스로 완성을 향해 홀로 나아가는 마음의 종교다.

그동안 스님께서 뗏목이 되어 강을 건네주셨다. 이젠 우리 힘으로 홀로 서기를 해야 한다. 스님께서 만들어 맑고 향기로운 그 텃밭에 무엇을 심고 가꾸며 어떤 농사를 지어야 할 것인가는 이제 점점 우리 몫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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