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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기2555년
 
 



경전의 이해
스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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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경전에는 생활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알아두면 도움이 될 불교의 경전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풀이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거인의 행보 2
 지민  | 2023·06·08 07:36 | HIT : 255 | VOTE : 64 |
몇 년 전에도 검진 결과를 걱정하자 '병마도 찾아온 손님이니 내가 잘 알아서 토닥 거리며 살겠다'고, 입원도 수술도 끝까지 거부하시어 주변에서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또 스님은 미국 떠나기 바로 전에도 건강에 대해 걱정을 하면 이렇게 말씀하셨다.

"살 만큼 살다 보면 부품이 고장 나서 덜컹거릴 때가 있지요. 그게 자연스러운 거예요, 살 만큼 살다가 목숨이 다하면 누구나 몸은 바꾸게 됩니다. 그게 순리예요. 이 쪽 정거장에서 저쪽 정거장으로 건너가는 것 뿐이에요. 그냥 조용히 인연의 수리를 지켜보면서 평상심을 잃지 마세요."

또 돌아가시기 3일 전, 엄청난 육신의 고통 속에서도 신음 소리 한 번 없이 간병인에게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조크를 던져 끝까지 상대의 걱정을 배려하는 여유를 보이셨다. 그리고 마지막 운명 직전까지 한 점 흐트러짐 없이 맑고 투명한 정신으로 제자들이나 국민들에게 정말 법정 다운 임종 게를 남기셨다.

평생을 그 무엇에도 걸림이 없이 살아왔던 그가 마지막 인생 4악 장에 와서 무엇이 두렵고 무엇이 아쉬워 제자들이 하자는 대로 따라갔을까? 그래도 한 가닥 의문이 남는다면 나는 감히 이렇게 이해를 돕고 싶다.

스님은 미국에 동행하시기 이미 오래전에 모든 것을 비워버리셨다. 그는 그 어떤 비판도 후 평도, 명에도, 이름도 다 놓아버린 심지어 평생의 고유명사 된 '무소유'조차 비워버린 망아忘我의 무아애無我愛 경지에 계시지 않았을까.

그런데 다만 한 가지 세상에 남겨질 명예와 이미지를 걱정하는 유발 제자들보다, 다소 늦은 시절에 받아들인 일곱 삭발 제자들의 공부가 더 눈에 밟히셨을 것이다. 하루라도 더 살아 계시기를 소망 하는 그들의 마지막 공부를 위해 때늦은 미국행을 결 행한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도리道理와 사정 師情에서 차마 벗어나지 못하는 그들에게 제행무상諸行無常의 실체를, 이론이 아닌 현장을 확인 시켜주고 싶었던..... 그래서 자신의 육신을 실험용 마루타로 제공하여 수술을 하건 해부를 하건, 껍질의 한계를 깨우쳐 주기 위한 마지막 탁마琢磨의 가르침 이였다고 나는 조심스럽게 예측 해 본다.

미국으로 가건, 일본으로 끌고 가건, 수술 도중에 가건, 수술 후 얼마를 더 살건, 이미 초탈超脫해버린 육신 밖의 일로 받아들이셨을 것이다. 평소와 일관된 특히 돌아가시기 한 달 전, 보름 전, 나흘 전, 그가 보인 언행들을 채집해보면 그의 초연 함이 그대로 묻어 난다. 그래서 그가 법정인 것이다.

아마 종교가 다른 이들은 이해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그러나 불가에서는 지난 3천 년 동안 자신을 던진 '소신燒身공양' '육신肉身공양'이라는 마무리가 낯설지 않게 있어온 일들이다. 거인과 소인의 차이가, 존경과 무지의 차이가 바로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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