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와 나라에서도 그렇지만, 한 나라 또는 한 사회 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문화의 다양성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 그 사회는 획일 화를 강조합니다. 획일 화에는 반드시 폭력이 동반됩니다. 그 폭력이 눈에 보이는 폭력이든,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이든 그 속에는 다수의 폭력과 소수의 소 외가 함께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도 단일 민족이라는 개념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 민족 국민이 백만 명이 넘는 이 시점에 말입니다.
,선진국,이라는 개념도 마찬 가집니다. '선진국'이라는 말에는 다양한 느낌이 숨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 단어에는 '우월'과 '열등'의 느낌이 너무도 강합니다. 과연 무엇이 '선진'인가? 어린 시절부터 '선진국 문턱 어쩌고저쩌고'하는 소리를 듣고 자랐는데, 아직도'선진국 문턱'운운합니다. 이런 이야기도 듣습니다. '이런 경우, 선진국에서는 어쩌고 저쩌고...' 그런데 , '선진국'의 기준이 무엇입니까? '잘 사는 것'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면 잘 산다는 기준은 무엇입니까? 경제적으로 뛰어난 것을 말합니까? 아니면 다른 무엇입니까?
중국 고산 지역 주민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텔레비전에서 보았습니다. 여자들이 가정 일을 모두 책임지는 마을입니다. 여자들은 나무 기둥을 등에 지고 높은 산을 오르며 농사도 짓습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무척이나 힘든 삶입니다.
PD가 묻습니다.
"희망이 무엇입니까?"
"오늘처럼 사는 겁니다."
그 여인은 맑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살아온 과정에서 여러 가지 기준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 기준으로 모든 것을 판단합니다. 살아온 과정을 업業이라고 한다면, 그 업에 근거하여 만들어진 기준은 선입견입니다. 업은 또 다른 업을 만듭니다. 선입견은 또 다른 선입견을 만듭니다. 사실 우리의 삶은 선입견 덩어리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을 선입견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기준이 바른 것인 양 모든 것에 잣대를 갖다 댑니다. 그 기준에 맞으면 좋은 것이고 그 기준에 맞지 않으면 나쁜 것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