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니 '세상'이니 말하지만, 그것은 현실이나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현실이나 세상에 '파묻혀 사는 것'입니다. 성인들은 '무소유'니, '가난한 사람이 복이 있나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지 못하기에 그렇게 말씀 하셨을 것입니다. 욕심 때문에 밖으로 향하는 것이 인간이라면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삶이 진정한 행복을 안겨주는 것이 아니기에 '무소유','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나니' 라고 말씀하셨을 것입니다. 욕심으로는 결코 만족할 수 없기 때문에, 채워도 채울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욕심을 살펴 보라는 말입니다. 여기서 '가난'이란 '하심下心'을 말합니다. '나를 버림'입니다. 무소유 역시 궁극적으로 '나를 버림'입니다. 욕심이 있는 한 나를 버릴 수 없습니다.
잠시 긴 호흡으로 하늘 한번 봅시다. 가끔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그때가 좋았지'라고 합니다. 그리고 내일을 위해 오늘을 닦달합니다. 그렇다면 오늘은 어디로 갔습니까? 과거보다 나아진 것 같은데 그때가 좋았고, 내일을 위해 오늘을 닦달하는데 그 내일은 오지 않고 늘 내일 타령입니다. 그럼 오늘은? 왜 과거만 아름답고 미래만 아름다워야 합니까? 지금 이 순간은 아름다울 수 없나요?
무엇을 채운다고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오리려 욕심을 버리게 되면 조금만 차도 행복합니다.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조그만 것에 행복 했던 순간이 있습니다. 마음 한 번 돌리면 바로 이 순간이 행복입니다. 하늘 한 번 볼 수 있는 것도 행복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잊고 삽니다. 어느 순간 오늘의 행복을 잃어버렸을 때 욕심이었다는 것을 압니다. 조그만 행복이 결코 조그만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건강을 잃어 버리고서야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듯 말입니다.
조그만 행복에서 시작해봅시다. 행복한 순간을 떠올리고, 오늘의 이 순간을 소중하게 여깁니다. 그러면 더 큰 힘이 넘쳐 납니다. 비웠는데 오히려 넘쳐 납니다. 오늘이 행복하기에 과거도 행복하고 미래도 행복합니다. 오늘이 행복하기에 과거를 추억 속에 되새길 수 있고, 오늘이 행복하기에 늘 힘 있게 내일을 열 수 있습니다. 과거는 지나간 과거 그대로 있지 않습니다. 과거도 바뀝니다. 오늘이 행복하기에 힘들었던 과거는 오늘을 위한 과거로 새 옷을 입고 나타납니다. 오늘이 행복하기에 가난했던 그 옛날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듯이 말입니다.
최선을 다하되 모든 결과를 겸허히 받아 들이는 마음, 그것이 비우는 마음입니다.
비우면 조금만 차도 행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