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설법전 기와 지붕 고르기 작업을 마치고, 아시바 철거하는 날이었다.
도량에 많은 사람들이 있을 때, 스님 모시고 광주를 다녀 왔다.
집안에 어른들이 계시니, 가서 뵙기도 할 겸, 스님의 고향 땅을 한 번 밟게 해 드리고 싶어서였다. 먼 거리라 한 사코 반대 하셨지만 앞으로는 바빠지니 금번의 날짜를 놓치면, 후회만이 가슴을 후벼 팔 것 같은 예감에 그냥 모시고 나갔다.
광주대구간 고속도로가 개통 되면서 예전에 광주가는 길이 아니었다.
귀가 멍 할 정도로 높은 산 위에 고속도로가 멋지게 마주해 주고, 끝없는 자연의 경이로움은 스님과 나를 행복하게 해 주었다.
스님도 이젠 고령인 명패를 달았으니, 언제 다시 이 도로를 마주 하지는 못 하실 것이다. 지금의 체력이 있을 때 무리한 여행을 시도했다.
광주에 도착하여 옛날의 주소를 가지고, 집을 찾으니 도저히 안 되어서 본량초교에 주차 시키고 전화를 어른께 드리니 죽 오란다. 이길로 오라는 건지 저길로 오라는 건지, 길에 나와 주시겠다고 했지만 한참을 추위와 사투하며, 다시 자동차를 돌려 어딘지 모르게 달려 사람만나면 물어보길 두번, 계속 가란다. 허 어~~
조금 가다보니 도로에 안 어른이 나와 계셨다.
고속도로가 좋아 지다 보니, 거의 가까이에 있는 걸 멀리 가서 살짝 고생했다.
뭐 봉사가 별 거 랴 ~~~
함께 해 주고, 벗 되어 주는 것이 최고의 봉사지!
바깥 어른은 센타에 가시고 안 계셨지만, 1시 쯤 되니 돌아 오셨다.
우리 스님 왔~어!!!
두분이 긴 포옹을 하시며 서로가 울먹이는 모습이, 나 에게도 전파되어 눈시울이 뜨거워 졌다. 생각보다는 어른 두분이 괜찮아 보였다.
가면서 스님께 전화해 드리라고 했다 갑자기 들이 닥치면 예고없는 상황에 당황하기 마련이니까, 그새 찰 밥을 시루에 쪄서 준비하고 계셨다. 먹지 않으니 준비하지 말라 해도, 한 숟가락이라도 먹으란다.
바깥 어른께서, 뭣 이든 잘 하제~
준비 했는갔 맘, 드셔야제~~ 광주사투리 재미지다.
스님 고향 동네의 향기를 훔 뻑 가슴에 적시고, 서둘러 나왔다.
스님과의 추억을 쌓기 위해 휴계소를 자주 들러, 로컬푸드 쇼핑을 하시게 했다.
쥐눈이 콩도 사고 귀리 죽염건빵 등등 생전처음 구입해본 사각 기다란 오뎅 두개. 먹어보니 뭔 맛인지 밀가루 뭉쳐 논 맛이었다. ㅎ
이것도 추억.
대구 화원쯤 지날때는 하늘의 석양이 하늘을 물들이고 있었다.
절로 오는 도로는 마치 태양이 나의 길을 안내 하듯, 빛을 쏘아 주었다.
오후 5시 15분 도착
장거리라서 과속 좀 했다. 스님께 과속 안 하면 제때 못 다녀 와요~~~
월요일이라 도로는 한 산 했다.
대웅전의 촛불이 문 살 사이로 반짝반짝 비쳐 주는 나의 절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