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보천사 신도중 젠틀한 부부가 계셨었다.
그 부부는 1986년 부터 2002년 까지 보천사 스님을 위해, 봄에 새싹이 돋아나는 계절, 논 두렁 이며 풀밭 사이에서 자라나는 부지깽이 나물을 뜯어다가 스님과 지민이가 연명 할 수 있도록
살뜰히도 보살펴 주셨었던 고마운 분이었다.
내가 그 쯤에는 겨우 20대 중반을 넘어가는 때였으니, 내가 생각해 보아도 예쁘고 단아 했을 것 같다.
2002년쯤에 김포로 이사를 가셨는데, 스님이 보고 싶다 하면 한번 씩 김포 로 뵈러 가기도 했었다.
부모님은 김포에 계시고, 외아들 부부는 속초에서 펜션 사업을 하며 바삐 사는 훌륭한 아들이었다.
48일전 가장 먼저 장례식장에 모시기도 전 우리에게, 어머니가 100세에 소풍 떠나셨다고 알려 주셨었다.
그 분들이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은혜를 생각하면 가 뵈었어야 했지만, 속초가 워낙 먼 거리라 마음만이 울먹였었다.
그 분의 49재 오늘 아들 며느리 두분 만이, 어제 구미 호텔에서 주무시고 재를 지내기 위해 오셨다.
아들도 나이가 많아 거의 80을 바라보는 연세인데 자동차를 몰고 여기까지 오신게 너무나도 감격 이었다.
속초에도 우람하고 좋은 절 들이 많건만, 보천사에 사랑하는 스님들이 있다는 인연 때문에, 마지막 만찬을 이곳에서 드시게 하고 떠나게 하고 싶으셨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최선을 다해 그 분들이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사랑만큼 집중해서 잘 천도해 드렸다.
당신이 다니시던 절에 40여일 잠시 임시 거처를 마련해 두고 기도하며 많은 생각을 하시고, 모든 인연들을 내려 놓으시는 정리를 하고, 스님의 인도하에 극락왕생 극품으로 떠나셨다.
옛날의 인연들은 떠나시고, 나도 나이가 들어 가네...
나무아미타불...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청주유인 한계수 영가님이시여!
따뜻한 아미타 부처님 품에 안기소서!!
행복하게 다복하게 멋진 인생 회향하고 가시는 님!
광명으로 가득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