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는 이야기를 나눌 때 그다지 많은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젊은 사람들은 '나랑 이야기하기 귀찮은 건가?'라고 생각하곤 하지요.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고령자는 모두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 하곤 하지요.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고령자는 모두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고 싶어 합니다. 자신의 경험이 젊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열심히 생각하며 이야기해 줄 말을 찾습니다. 하지만 젊은 사람은 그들이 말을 찾는 시간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아무 말도 안해 주네'라고 속단 하지요. 그리고 '말해 주기 싫다면 나도 됐어'라며 떠나갑니다. 그렇게 멀어지는 젊은 이의 모습을 바라보며 고령자는 외로움을 느낍니다.
할아버지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귀담아 들으십시오. 그리고 할머니의 할머니 이야기를 들으십시오. 그것은 곧 이백 년 전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듣는 셈입니다. 선조들은 어떻게 살았을 까? 지금의 시대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 시대는 바뀌었지만 인간으로서 변하지 않은 마음은 무엇일까? 그런 것들을 발견해 나가면 틀림없이 자신의 모습이 선명해질 것입니다.
어느 햇살 따뜻한 초 겨울. 경내를 걷다가 성묘를 온 한 노인을 만났습니다. 저와 노인은 경내의 벤치에 앉아 여유롭게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눴지요. 그러다 제가 무의식중에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평소 제가 자주 받는 그 질문을 저보다 오래 사신 분께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그러자 노인은 저를 보고 조용히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글세요.....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던 것 같긴 한데. 지금은 다 잊어버렸습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이것은 누구나 생각하는 주제입니다. 하지만 그 답을 찾아낸 사람은 없습니다. 설령 찾아내도 그 행복은 금방 바람처럼 사라지지요. 그리고 또 '행복'을 찾기 시작합니다. 인간은 이것을 반복하며 살아갑니다. 아마도 그 노인은 이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즐거운 한 가위 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