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고 건강한 한 가위 되시길 기도합니다.
오늘은 송편을 빚고 갖은 나물을 준비하여 조상님들께 차례를 올리고 멀리 있는 가족들과 한 자리에 모여 행복을 나누시는 날이시길 기도합니다.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집을 나오고, 회사에서는 어제와 같은 일을 반복합니다. 콩나물 시루 같은 만원 전철에 시달리며 똑같은 시간에 집으로 향합니다. 주부는 매일 아침 똑같은 시간에 남편과 아이들의 식사를 차리고, 그들을 배웅한 뒤에는 청소와 빨래를 합니다. 장을 보고 돌아오면 저녁 준비를 시작해야 합니다. 너무나도 담담하게 지나가는 하루하루, 한 달 전의 하루와 오늘의 하루가 마치 거울에 비친 것처럼 똑 같습니다.
이런 생활에 익숙해지면 사람은 자극을 찾기 시작합니다. '좀 더 재미있는 일은 없을까?' '내 행복은 다른 곳에 있지 않을까?' '이런 따분한 일상이 언제까지 계속 되려나', 변화와 자극을 원하는 마음이 고개를 치켜 듭니다.
변화와 자극은 분명 재미있기도 할 것입니다. 어제와 완연히 다른 오늘에는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변화나 자극도 언젠 가는 퇴색합니다. 처음 그 자극을 받을 때는 즐겁지만 같은 자극이 반복되면 그것도 일상에 편입되지요. 그렇게 되면 또 다른 자극을 추구하기 시작합니다. 이와 같이 마음은 만족을 모릅니다. 영원히 얻을 수 없는 충족 감을 쫓습니다. 변화나 자극이 진정한 행복을 주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평온 무사한 나날, 저는 바로 여기에 행복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과 가족이 건강합니다. 머물 곳이 있고,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설령 혼자 살더라도 평온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담담한 나날을 보낸다는 행복, 그 행복한 시간에 눈을 돌리십시오. 변화나 자극이 반드시 좋은 것 만은 아닙니다. 나쁜 쪽으로 변 할 수도 있고, 견디기 힘든 자극이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렇게 되었을 때 비로소 평온했던 시절을 떠 올립니다. 아무 일도 없다는 고마움,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행복한 오늘이시길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