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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기2555년
 
 



경전의 이해
스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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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경전에는 생활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알아두면 도움이 될 불교의 경전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풀이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회상기 回想記 2
 지민  | 2023·03·31 07:17 | HIT : 627 | VOTE : 111 |
그 무렵 한 중견 스님으로부터 프러포즈가 왔다. 불가에서는 거의 모르는 사람이 없을 그 스님으로부터 '산 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이라, 먹 장난,이라고 휘 갈겨 쓴 '닥 종이 손 부채' 선물이 한 젊은 스님을 통해 전해져 왔다. 생각지도 못했던 관심 표명이었다. 그리고 1980년, 5.18 광주 토벌의 무자비한 총 질로 제 2차 군사 정권이 그들만의 잔치를 시작 할 무렵인 그때도 그 스님은 여전히 보호(?) 대상이었다. 아직 친견의 인연은 없었지만 그의 책과 언행을 통해 늘 가슴 속에 그를 품어오던 터라 바로 찾아 나섰다.

생면부지인 나한테 부채를 보낸 건 무슨 의미일까, 조계산 호랑이라 하던데 정말 그런 눈빛일까. 부채에 쓰인 '먹 장난'이란 표현처럼 넉넉한 성품일까. 첫 만남의 기대 반 설렘 반이었다. 아득히 들리는 뻐꾸기 소리가 산 안에 가득했던 남도의 늦 봄 오후였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첫 대면 첫 마디치고는 어딘지 차가웠다. 그래도 첫 만남이라 두 손을 모으고 인사를 올렸다.

"스님께서 부르시지 않았습니까?"
이제 습習이 붙은 시건방진 선 문답이 바로 튀어나왔다,
그 순간 나를 확 쏘아보는 그 눈빛! 팽팽한 긴장도는 찰나였다.

"나 당신 같은 사람 부른 일 없소!"
눈빛도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아차! 싶었다.
"저어.....스님, 저는 광주에서 찾아온....."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매서운 칼날 같은 일 갈이 다시 날아 왔다.
"일 없소! 내 거처에서 당장 나가시오!"
"저어....스님 제가 실수를 했....."
"당장 나가라는 말 못 들었소!"
노기마저 번진 완강한 거절, 찌르는 듯한 눈빛 때문인지 혼이 빠져버렸다. 더 머물다간 어떤 사단이 벌어질지 모를 단 칼의 기세였다. 문전축객門前逐客!

이런 경우도 있는 것인가? 한 마디 말이 거슬린다고 이렇게 막 대해도 되는 것인가
. 허어, 문전박대도 아닌 문전축객! 이것이 이 스님의 실체였던가..... 내 평생 처음 당한 어처구니 없는 굴욕이었다.

한 달쯤 지나 부채를 전해준 젊은 스님이 찾아왔다. 내가 감정을 숨기지 않고 본능대로 폭발하자 그는 이렇게 위로했다.

"예나 지금이나 군인들이 싫어하는 스님인 데다 지금도 정보과 형사들이 광주 사태 피신 학생들을 찾는다고 툭하면 올라와 암자를 뒤지곤 합니다. 보름 전에도 승주  경찰서에 연행되어 이틀 동안 달달 볶이다 오셨습니다. 상황이 이러니 산에서 혼자 사는 사람은 낯 선 사람이 찾아오면 긴장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신분을 먼저 밝히지 그랬습니까?"

그는 웃으면서 정황을 말해주었지만 내 얼굴에 이미 핏기가 사라지고  없었다.

30대 초반 국가에서 인정하는 추천 작가에다 이미 교계에서 모셔진 잘 나가는 교수의 시 건방은 전혀 자기 성찰의 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있었다. '흥, 이해 좋아하네. 사람을 개 쫓듯 해 놓고 이제 와서 이해? 그 따위 무 자비로 무슨 중 노릇을 해!'

자존심에 대한 심각한 상처는 굴욕 감, 모멸감 때문에 바늘로 건들기만 해도 터질 지경이었다. 어디서 그 중 법명만 들어도 끓어오르는 용광로가 되어 분노심이 지글
거렸다. 무슨 뜻으로 보냈는지 모르지만 그가 보내준 그림 부채는 며칠 동안 내 화실에서 신주단지 모셔지듯 하다가 어느 사이 신발장 구석에 처박히게 되었다. 난행난고亂行難苦의 시절이었다.

1년이 가고 2년이 지났다. 내게 부채를 전해준 젊은 스님은 눈치가 있는지 없는지 기회만 있으면 내 화실을 찾아오곤 했다.
"한 달에 한 번씩 절에서 화보를 찍는데 그 스님께서 반드시 교수님께 자문을 받아 작업을 하라 하십니다."

또 어느 날은 이런 말도 전해 주었다. '불교는 과거만 있지 현재가 없다. 불교의 시각 포교도 만날 울긋불긋한 원색이나 어쭙잖은 달마 초상화 가지고 현대인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겠는가, 고 교수 같은 젊은 인재들이 교계에 계속 충격을 줘야 한다.'

또 2년이 지났다. 나를 그렇게 내쫓아 놓고 마음에 걸렸던지, 아니면 젊은 놈 하나 꺾어 놓은 것이 안쓰러웠던지, 이도 저도 아니면 당사자는 말이 없는데 이점은 스님이 나를 화해 시키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는 것인지.....기회 있을 때마다 소식을 전해 주거나 새로 나온 책을 보내주곤 했다.

그러나 내 마음은 이미 새멘트처럼 굳어져 그 어떤 위로도 들리지 않았다. 무거운 침묵으로 일관한 채 그들만의 짝 사랑이 이 4년 째 이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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